6월 오락관 목표로 히코마 원고중입니다.. 원고 시작하면 웹연성은 전혀 안올릴 거 같아서 나중에 샘플로 쓸 수 있는 부분 쫌씩 올려놓을까 하고ㅇㅇㅇ
단간론파 3 이후의 시점이 배경이라 단슈단, 절절소, 단3 네타가 전부 들어갑니다...
제목은 바뀔수도 있음
소재 주의: 실금, 인체훼손, 그 외 폭력적이거나 지저분한 소재가 등장할 예정입니다.. 본편보다는 안 심합니다.
전조는 항상 사소하게, 그러나 급작스럽게 찾아온다.
세수를 하려고 따뜻한 물을 틀었을 때, 코마에다는 그것을 발견했다. 핏물이라기에는 말갛고 누런색의 액체가 의수 접합부에서 스며 나오고 있었다. 소우다의 기술로 만든 의수가 녹이 스는 일 따위는 있을 수 없었으므로, 기계 녹물은 아닐 것이다. 코마에다는 조심스럽게 그 근처에 코를 가까이 했다. 곰팡이냄새와도 비슷한, 독특한 악취가 올라왔다. 기억에 있는 냄새였다. 그렇게나 많이 맡아보았으니, 잊으래야 잊을 수도 없을 것이다. 틀림없었다. 살이 썩어서 나오는 진물이다.
“…!”
코마에다는 오른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구토를 참기 위해서는 아니다. 비명을 질렀다가는 아직 방에서 자고 있는 히나타가 깰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세면대 앞에 주저앉으니, 바지가 축축하게 젖었다. 솨아아. 미처 잠그지 못한 수도꼭지에서 뜨거운 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뿌연 수증기 안에서 숨이 가파지는 것을 느끼며, 코마에다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으으으응…!”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숨을 고르면서, 코마에다는 비틀비틀 몸을 일으켰다. 흉 진자리에 물이 들어가는 것은 위험하겠지만 당장 씻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딛고 선 코마에다는 세면대의 물을 잠갔다.
“하아…, 바지, 갈아입지 않으면….”
물기를 잔뜩 빨아들인 바지가 다리에 척척 들러붙었다. 젖은 옷은 벗기가 힘들다. 코마에다는 아예 욕조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바지를 겨우 벗었다. 피부가 어느새 벌겋게 달아올라 근질거리는 느낌마저 들었다. 대충 수습을 하고 욕실을 나오자 어느새 잠이 깬 히나타가 침대에 앉아있었다.
“히나타군, 좋은 아침.”
“…어….”
잠깐 멍하니 코마에다를 바라보던 히나타가 손을 들어 목 언저리를 긁었다. 생긴 지 얼마 안 된 상처가 아물어가면서 가려워 진 것 같았다. 깊은 상처는 아니었지만 주의를 주지 않으면. 가까이 다가가려는 코마에다에게 히나타가 먼저 입을 열었다.
“꼴이 그게 뭐야?”
과연 아침부터 하의를 벗어던진 남자의 모습은 달갑지 않았던 걸까. 코마에다는 눈썹을 모으면서 어색하게 웃었다. 잠옷 상의는 꽤 낙낙한 편이기는 했지만 허벅지까지 내려오지는 않았다. 주춤주춤 오른손으로 옷을 끌어내리려니, 히나타가 한 손을 까딱거렸다. 가까이 오라는 뜻이다. 코마에다는 잠자코 침대로 다가갔다. 이끄는 대로 몸을 움직이려니, 어느새 히나타의 팔에 붙잡혀서 무릎 위에 앉는 꼴이 되었다. 맨다리에 닿아오는 히나타의 잠옷 천이 버스럭거렸다. 히나타가 한 팔을 코마에다의 허리에 감고 다른 쪽 손으로 옷 아래의 맨살을 쓰다듬었다.
“안에서 뭐 한 거야? 샤워를 한 거 같지는 않고.”
머리도 목도 전혀 젖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는 굳이 초고교급의 통찰력이 없더라도 쉽게 추리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코마에다는 목을 조금 움츠렸다. 뭐라고 이야기해야 히나타를 아침부터 당황시키지 않고 사실을 전달할 수 있을까. 코마에다는 굳이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차피 속아 넘어갈 상대가 아니므로 의미 없는 짓이기도 했다.
“바지가 좀… 더러워져서.”
골반 근처를 문질 거리던 엄지가 멈칫했다. 크고 조금 뜨거운 손바닥이 마른 허리를 더듬어 뒤로 이동했다. 굵은 중지가 도드라진 꼬리뼈를 꾹 누르는가 싶더니 아래로 쭉 내려온다.
“그러길래 씻고 자라고 했잖아.”
“하지만…, 응, 기껏 히나타군이 안에 잔뜩…,”
몸 안에 그대로 남아 있는 정사의 흔적은 가끔 코마에다에게 복통을 안겨주거나 다리를 타고 흘러내려 시트를 더럽히곤 했다. 하지만 코마에다는 뒤처리로 안에 든 것을 다시 긁어내는 것에 질색을 했다. 아깝다는 이유였다. 히나타는 이해를 할 수는 없었지만 코마에다의 취향이려니 하고 존중했다. 하지만 코마에다의 건강을 걱정하는 본인의 기분 또한 존중했다. 그래서 둘의 섹스에는 늘 히나타가 콘돔을 챙겼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맞이하는 밤도 있는 법이고, 준비해 둔 것이 부족해지는 날도 있다. 어제는 그런 날 중의 하나였다. 평소보다 좀 더 거칠어진 손길에 코마에다가 참지 못하고 히나타의 목에 손톱으로 상처를 낸 날이기도 하다. 히나타의 왼쪽목덜미에만 손톱자국이 남아 있었다. 히나타의 무릎 위에 올라앉은 채로, 코마에다는 그 상처를 내려다보았다. 얕고 길게 난 발간 선 세줄. 따뜻한 물에 씻어 흘려버렸지만, 코마에다의 오른손 손톱 아래에 히나타의 피가 배어있었을지도 모른다. 코마에다는 고개를 숙여 그 상처에 입을 맞추었다. 갑자기 느껴지는 입술의 감촉에 히나타가 움찔했다.
“코마에다?”
“미안해, 히나타군…. 한심하고 시시한 나 따위를 히나타군이 상대해 주는 것만으로도 분에 넘치는 영광인데, 이런 상처까지 내 버리고….”
“아니, 상처 정도야 얼마든지 내도 괜찮으니, 읏,”
부드럽고 도톰한 혀가 상처를 쓸었다. 아직 완전히 아물지 못한 피부가 찌리릿하게 울렸다. 입술이 붙었다가 떨어지는 끈적한 소리가 귀 바로 뒤에서 울리자 히나타의 귀가 붉어졌다. 몸을 맞대고 있는 곳이 꾹 눌리는 감각을 느끼며, 코마에다는 작게 허리를 움직였다.
“안에, 아직 남아 있는지 확인해줘, 히나타군.”
“…하,”
아침부터, 라던가 어젯밤에 그렇게나 했지 않았냐는 반문은 나오지 않았다. 욕실에서 나온 순간부터 코마에다에게서 느껴지던 묘하게 달뜬 분위기에 히나타 역시 아까부터 그럴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밤새 잔뜩 괴롭힘 당한 살은 히나타의 손가락을 쉽게 받아들였다. 밀고 들어오는 손가락에 잘게 앓는 소리를 내면서 코마에다는 그대로 히나타의 목을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