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배경이나 해석은 따로 이렇게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글 연성만 봐도 알 수 있도록 보여줘야한다는 쪽인데, 부끄럽지만 글이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아무래도 내 안에서 너무 당연하게 A-B-C-D 로 연결이 되어 있으니까 글에서는 A-C-D도 갔다가 B-D-A도 갔다가 하는 바람에 보는 사람들은 어 이게 뭐...? 하시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앞으로 연성을 계속 올리려면 일단 제가 커우신 캐릭터들 및 저 세계관에 대해 어떤 해석을 깔고 있는지는 정리를 해 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
안 봐도 사실 상관은 없지만 보면 좀 더 편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난 아마추어니까 괜찮겠지!!!^q^
발렌타인과 로우 위가 메인이고, 발렌로우적 해석이 들어갑니다.
협회랑 우주의 의지에 대해서는 별로 좋은 소리 안나옵니다 ´_`
WWW뿐만 아니라 다른 글들도 패러랠이 아닌 이상은 이 해석을 기반으로 합니다.
그리고 스토리 진행에 따라서 그 이야기에서만 쓰일 설정이 붙는 경우도 있구요.
예를 들어 전에 낸 WWW에 내가 생각한 커우신 세계관이 제일 꽉꽉 눌려담겨 있기는 한데 그건 엔딩 부분이 원작 진행과 달라졌고, 그런 엔딩을 내기 위해서 그 이야기에서만 쓰인 설정이 다수 나왔음... 기본적으로 커우신 원작을 배경으로 하지만 모든 글에서 타임라인이 다 이어지지는 않아요. 만화는 뭐 더 말할 것도 없고....◑_◑
커우신 내의 협회는 세계커피협회, 즉 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커피 교역에 관한 국제적 협조 체제를 만들기 위해 커피 수출국과 수입국이 모여 만든 정부 간 기구. http://www.ico.org/) 라는 단체 그대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현실의 더 ICO는 경제적 목적으로 이루어진 멀쩡한 단체지만. 협회 이름이나 로고 등을 봤을 때 마사토끼님이 저 단체를 그대로 따온 건 거의 확실해 보이고, 그래서 제가 글을 쓰거나 썰을 풀 때도 실제 저 단체의 에피소드나 업무를 참고하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겉으로는 보통의 정부 간 기구이지만 신의 힘을 나누어받은 '회원들'은 공식적으로는 저 ICO 내에서 커피와 관련된 분쟁을 처리하는 독립부서의 에이전트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47화에 나왔던 A국 B장군 건 처럼 외부에 나서서 활동했을 때 보여준 힘들은 특전사나 특수부대의 힘으로 취급받습니다. 눈가리고 아웅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현재는 세계 커피 협회의 형태를 띄고는 있지만, 처음부터 저 모습이었던 건 아닙니다. 4화에서 보면 분명히 때로는 프리메이슨, 때로는 시온 수도회... 등 모습을 바꿔가면서 비밀을 계승해왔다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따라서 협회 자체는 인류 태동기 때부터 있어왔지만 시대 상황에 맞게 다른 조직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우주의 의지가 계속해서 신과 여신을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그 텀은 최소한 한 세대 정도는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중에 리하이가 2010년에 강림하는 커피신이라고 예언되었는데, 그 이전인 2005년부터 커피 마시기를 시작해야 하고, 선지는 10년 전, 즉 2000년에 이미 여신이 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대의 신과 여신에 대한 예언은 2000년 보다 몇 년 더 이전에 이미 나왔어야 하며, 그 기간 동안 다른 신과 여신이 존재해서는 안됩니다. 거기에 덧붙여, 기왕 마사토끼님이 모토네타로 따 오신 세계커피협회가 1963년에 발족했으니까 저는 30~50년 정도의 텀을 두고 신과 여신이 교체된다는 설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전 제정일치의 사회에서는 신의 이름을 대놓고 거론하는 것이 일반인들로부터 우주의 의지에 대한 비밀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었다면, 정보화가 이루어진 지금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대의 신이 커피의 신인 것으로 판명나자 카무플라주를 할 겸 세계커피협회의 형태를 취한 것으로. 담배나 커피 같은 기호작물은 세계정세나 경제에 공공연히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면서도 일상 속에 숨어서 비밀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협회 내의 조직 구성도 역시 여러 번 이름을 바꿔 오면서 점차로 완성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물리력을 기준으로 회원의 랭크가 갈라지고 간부진이 생기면서 조직이 정비되고 힘을 더 얻게 되지 않았을까요. 일족 시스템 역시, 혈계가 아니라 그런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일족인 로부스타-발렌타인-리베리카 만 해도 중국인-영국인-한/스위스 혼혈이었으니까 저 중 둘은 몰라도 셋 다 혈연일 가능성은 낮죠. 그러니 저들은 무언가 기준에 의해 일족으로 묶였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기준의 능력의 형태나 특성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로부스타는 제가 아직 완전히 해석하지 못했지만, 리베리카는 중력을 무시하고 발렌타인은 원근감을 무시합니다. 능력의 사용법이나 훈련 과정이 비슷했을 것 같습니다. 회원인 부모 밑에서 자라나서 어떠한 계기로 능력을 개화시키든, 협회와 상관없는 인생을 살다가 능력을 발현하게 되고 협회로 픽업 되든 간에 일단 협회에 소속된 회원은 그 능력의 특성을 분석하여 일족 안에 편입되는 절차를 따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일족의 형태였던 건 아니고, 막 개화한 능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신입 회원들에게는 능력 사용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선임 회원을 멘토로 지정해 주었을 거 같습니다. 혼자 하는 것 보다는 보고 배우는 게 빠르고 안전하니까. 그런 관계가 더 친밀해지고 협회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서 그런 단순 사제 관계가 일족으로 확대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만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제일 큰 문제는 구조가 아니라 그걸 이루고 있는 사람이니까. 협회는 기본적으로 선민의식이 굉장한 집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야 그걸 안 가지기 더 어렵겠죠. 실제로 우주의 의지와 신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신의 힘을 나누어받은 능력을 갖고 있다면 그건 신에게 선택받은 사람들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혈계로 무조건 이어지는 종류의 능력은 아닐테니까 아마 비 회원 부모에게서 나온 회원도 있고, 반면에 회원인 부모 사이에서 나온 비능력자 자식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가문이 대를 이어서 가져온 선민의식이 아니니 그렇게 깊고 음습한 종류의 선민의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냥 태어났다는 이유로 주어 진 것 보다, 나 개인이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능력을 나누어 받았다는 점에서 더 ‘선택받은 자’라는 자부심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48화에서 간부들이 로우 위에게 “힘을 반납하고 회원 이하의 존재로 돌아가서 목숨이라도 건지”라고 합니다. 힘, 즉 능력이 없는 비회원 = 회원 이하. 일반인을 회원 이하라고 표현했다는 것은 그 둘 사이의 관계는 상하로 나누어진다는 의미겠지요. 우월감을 갖고 세계를 대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간부로 대표되는 협회 전체의 태도라고 봐도 무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품 시작과 동시에 로부스타 일족이 협회에서 제명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에 대해서도 아직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로우 위의 경우처럼 힘을 반납한 것도 아닌 로부스타, 발렌타인, 리베리카 이 셋을 한꺼번에 협회에서 방출? 신의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모든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신에게 선택받은 증거인데 그런 세 사람을 간부 회의 결과만으로 제명시켰습니다. 협회 내에서 간부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이 하지 않았고 할 의도가 없었던 일도 협회의, 나아가 자신의 보신을 위해서 스스럼없이 자행한다는 점에서 저는 일단 간부진을 고운 눈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제명의 이유도 발렌타인이 로우 위를 커피신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 제명이 얼마나 로우 위 한테도 쓸데 없었는지는 나중에 캐릭터 해석에서 이야기하고. 그걸 제외하고 봐도 이것은 충실한 신의 신도로서의 행동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예언에 나온 커피신인 리하이를 배신하고 로우 위라는 회원을 새로운 커피신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데 반대했기 때문에 일족을 통째로 제명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로우 위에게 보여주는 성의표시나 일종의 쇼로 느껴집니다. 우리는 이렇게까지 너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치우고 있다고. 게다가 발렌타인은 저 당시 명실상부 협회 최강에, 아직 리하이를 선택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닌 상태인데 간부인 로부스타까지 통째로 제명이라는 건 솔직히 바보짓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로우 위를 위시한 그 새로운 비젼에 자신이 있었던가, 아니면 자기 보신과 우월감 충족 이외에는 아무 생각들이 없었던가.......
나목에서 사용된 설정이기는 한데, 확실히 능력을 잃은 회원을 쳐내는 일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힘을 잃은 회원을 회원 이하의 존재라고 표현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힘이 없어지면 (최소한 간부들의 머릿속에서는) 회원으로서 가치가 없어지지 않았을까요. 그런 회원을 죽이는 것으로 처리하거나 바로 축출해도 문제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힘이 없더라고 신앙 자체가 남아있는 회원들을 제명하는 것은 남은 회원들 보기에 문제가 있을 거 같습니다. 존재의의가 신과 신앙이 아닌 능력이 되어 버린다는 이야기니까요. 따라서 이 때 로우 위가 그런 회원들이 스스로 협회를 나가도록 설득하지 않았을까요. 신앙심을 완전히 지우는 것은 우주의 법칙에 거스르는 짓이라고 본편에 나왔지만, 신앙은 갖고 있되, 협회만 그만두는 것은 문제가 없을 테고. 저런 작업을 거치며 협회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쌓여서 결국 로우 위가 스스로의 신앙심도 결국 지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버렸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이 부분은 좀 더 자세히 제대로 다뤄봐야겠지만.
또 간부들은 저런 선민의식 때문에 사태 파악이 좀 늦은 편인 것 같습니다. 이런 사실 커피협회보다는 우유협회쪽이 더 멍청한 문제이기는 한데, 로우 위는 처음부터 신의 힘으로 커피우유 같은 거나 만드는 게 아니라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죠. 한번 바꾸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유지하고 영원한 이상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신의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커피우유를 만들면 신의 힘을 사라져버립니다. 그렇다면 로우 위는 처음부터 오선지와 결혼해서 커피우유를 만들 생각이 없었고, 더 나아가 리하이와 오선지 둘 다를 죽이고 혼자서 유일신이 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맞겠죠. 로우 위의 리하이랑 오선지에 대한 태도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하고.. 그런데 우유협회는 그 사실을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하고 리하이와 로우 위 사이에서 저울질을, 심지어 로우 위 쪽에 더 많은 찬성표가 쏠린다고 했습니다. 사태 파악을 전혀 못 하고 처음에 주어졌던 운명, 즉 우유의 여신은 커피의 신과 결혼해서 커피우유를 만든다는 것만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로우 위가 간부들을 다 처리하고 회원들에게만 보이는 방송으로 세계를 바꾸자는 성명발표까지 했는데도요.
커피협회의 회원들은 이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거나 눈치 챘더라도 우유협회와는 그리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라고 친다면, 여신과 신의 결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하는 회원으로서의 태도로는 볼 수 없습니다. 아마 협회는 그 능력으로 재화, 권력, 병력을 차지하며 역사의 뒤편에서 암약하는 과정에서 점차 변질되기 시작한 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그 얄랑한 선민의식과 우월감을 휘두르며 신의 사도 노릇은 하고 있는데 이미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우주의 의지가 아닌 자신들의 보신과 권력이 되어 버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