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미카]
달빛이 다리 난간에 부딪혀 흩어졌다. 여름 초입이지만 밤공기는 제법 차가워서, 얇은 가디건을 걸쳤어도 목 언저리가 서늘했다. 찬 음료를 마셔서일까. 미카즈키는 멍하니 밤의 강물을 바라보며 빨대를 입에 물었다. 쪼르륵 소리를 내며 얼음 녹은 물이 입 안으로 들어왔다. 음료는 진작에 다 먹었지만 오래 자리를 뜨지 않은 탓이다. 희미하게 남은 커피의 맛이 혀에 껄끄럽게 걸렸다. 커피를 마셨다고 잠을 설치는 체질은 아니지만 오늘밤은 제 때 자기 어려울 것이다. 빨대를 괜히 휘휘 저으며 앞자리에 앉아있는 동행을 바라보았다. 얼음이 많이 녹았는데도 제 앞에 놓인 음료는 손도 대지 않은 채 한 곳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운 커피 다 버리겠구만. 미카즈키는 손을 뻗어 상대방의 음료잔을 집어들었다. 빨대를 입에..